北, 볼테면 보란듯 해안포 위장막 벗겨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서해 대연평도에서 직선거리로 12km 떨어진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 일대의 군 관련 시설이 동아일보 카메라에 처음으로 잡혔다. 왼쪽 점선 안의 검은 사각형 점은 북한군이 방사포와 해안포 등을 배치한 동굴 진지이고 그 옆에는 군 막사로 보이는 시설과 경비정이 있다. 대연평도=전영한 기자
서해 대연평도에서 직선거리로 12km 떨어진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 일대의 군 관련 시설이 동아일보 카메라에 처음으로 잡혔다. 왼쪽 점선 안의 검은 사각형 점은 북한군이 방사포와 해안포 등을 배치한 동굴 진지이고 그 옆에는 군 막사로 보이는 시설과 경비정이 있다. 대연평도=전영한 기자
심상찮은 북한군… 팽팽한 긴장감 도는 연평도를 가다

함포 드러낸 北경비정, 조업중인 어선들 감시

“가뜩이나 살기 힘든데” 주민들 생업차질 걱정

15일 오전 서해 대연평도 북쪽의 망향비(望鄕碑) 전망대.

남북의 해상 군사분계선인 북방한계선(NLL) 일대 바다가 손을 내밀면 닿을 듯 다가왔다. 대연평도와 NLL 간 직선거리는 1.4km에 불과하다.

푸른 물결 위를 갈매기 떼가 한가롭게 나는 NLL 일대 바다는 두 차례의 연평해전이 치러진 곳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최근 중국 어선들이 돌연 철수하고 북한군 해안포의 노출이 늘어나는 등 일련의 대북 ‘이상 징후’가 포착됐지만 NLL 일대 해상은 겉으론 별다른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성능 망원경으로 확인한 NLL 이북 지역의 북한군 실체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연평도에서 12km 떨어진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 앞 한 도서에는 북한군의 방사포와 해안포 등을 배치한 3곳의 동굴 진지 입구가 선명히 보였다. 진지 인근에는 막사로 보이는 군 관련 시설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 연평부대의 한 장병은 “평소 위장돼 있던 북측의 (해안포나 경계) 진지들이 최근 모습을 드러내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주와 옹진반도, 사곶 등 서해안 주요 기지에 사거리 10∼20km인 100mm 및 130mm 해안포와 최대 사거리 90여 km인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을 집중 배치했다.

이들 포와 미사일은 유사시 서해 5도의 한국군 함정과 기지들을 비롯해 서해 덕적도 해상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어 우리에겐 큰 위협이 된다.

북측 지역인 부포리 앞바다와 NLL 사이 북측 해상에서는 북한 경비정 여러 척이 조업 중인 북한 어선을 감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 경비정의 선체 상단에는 85mm 구경으로 추정되는 함포가 눈에 띄었다. 이 함포는 전차포를 개량해 경비정에 탑재한 것으로 북한이 2002년 6월 29일 제2차 연평해전에서 한국 해군의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기습해 격침시킬 때 사용한 주무기였다.

이 같은 ‘태풍 전야의 고요’ 속에 연평도 어민들은 4월부터 시작되는 꽃게 조업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1, 2차 연평해전을 목격한 최율 주민자치위원장(52)은 “만약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 어민들은 조업을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데 생업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NLL 이남 해상에 5000t급 한국형 구축함을 배치한 가운데 NLL 남측 해상에선 해군 고속정들이 오가며 대북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또 북한의 해안포와 미사일 공세에 대비해 연평도와 백령도의 해병부대에 사거리 40km의 자주포와 전차포 수십 문을 배치해 북한군이 도발하면 즉각 대응 포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다양한 도발 유형을 검토하고 최종 대책을 세웠다”며 “어떤 도발을 하더라도 육해공 전력을 총동원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연평도=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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