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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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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 비공개회담… “낙관-우호적 분위기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對北)정책 방향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 당국자들이 오바마 당선인 측과 잇달아 접촉에 나서 주목된다.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차석대표인 황준국 외교통상부 북핵기획단장은 7일(현지 시간) 오후 뉴욕에서 오바마 당선인 캠프의 한반도정책팀장인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을 만나 북핵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9일 “황 단장이 5∼8일 미국을 방문해 뉴욕에서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한반도 전문가회의에 참석한 자누지 팀장을 만나 1시간가량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양측의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양측의 생각이 다르지 않아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지금처럼 한미 간 정책조율이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자누지 팀장으로부터 NCAFP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6자회담 북한 측 차석대표(북한 외무성 이근 미국국장)와의 회동 결과에 대해서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단장은 이근 국장과는 별도 회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누지 팀장은 황 단장과의 면담에 앞서 이날 북핵 검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이국장과 NCAFP 주최 한반도 전문가 회의에 함께 참석했다.
회의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스테이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대사, 도널드 자고리아 헌터대 교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성 김 국무부 북핵특사 등이 참석했다.
차기 미 행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진 자누지 팀장과 이 국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져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자고리아 교수는 “오늘 회의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측은 특히 미국이 정권 이양 기간에도 ‘계속성’을 갖고 협상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보였다”며 “미국의 대화 모멘텀 유지가 매우 중요한 사항임을 북한이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 고무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