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금융 이어 실물위기 이제 시작”

  • 입력 2008년 9월 18일 02시 59분


청와대 “당분간 외국자본 유출은 불가피”

청와대는 17일 ‘미국발 금융쇼크’ 사태와 관련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경제는 이번 고비를 무난히 잘 넘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에서) 유동성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는 (한국 시장에서) 당분간 외국인 자본 유출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금융회사들이 금융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한국 시장만 한 곳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 미국 금융사들이 우리 증시에서 매도에 나서면 외환 수급에 부담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외국인 비중이 낮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환율이 높아지면서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제 경제전망 악화로 수출은 둔화되겠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내수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수출에 비해 내수가 고용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기 선순환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성태(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발 금융위기는 1년 이상 끌어온 문제들이 하나하나씩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융 부문에 이어 실물 부문의 위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어려운 시기가 조금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 금융시장이 외국보다 위기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다른 신흥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증시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어도 주식형펀드의 대규모 환매 청구 등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한은은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