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감청, 인권 침해해선 안돼”

  • 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배지’ 때문에…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낙하산 방송사 사장 선임’을 규탄하는 뜻으로 가슴에 낙하산 그림의 배지를 달아 파행을 빚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실에서 여야 간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배지’ 때문에…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낙하산 방송사 사장 선임’을 규탄하는 뜻으로 가슴에 낙하산 그림의 배지를 달아 파행을 빚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실에서 여야 간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崔 방통위원장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성안 안될 것”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0일 국가정보원이 대공 수사 등을 위해 이동통신회사가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녹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법안이 성안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의 권리와 정보의 보호는 대단히 중요한 기본권이고 그(법 개정) 문제가 권리를 침해하는 단계로 발전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국정원과 의견 교환을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글로벌 시대에 맞게 방송의 선진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방송사업에 대한 소유와 겸영 규제 완화, 미디어 간 교차 소유 허용 등을 통해 미디어 산업의 활로를 개척해 나가겠다”면서 “방송의 의무 편성과 전송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저소득층에 대한 통신요금 감면 폭을 확대하고 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를 통해 요금 인하를 유도해 가계 통신비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해킹과 개인정보 침해 등 정보화 역기능 문제의 대책을 마련하고 인터넷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현안질의에서는 정부의 ‘방송 장악’ 논란과 ‘코드인사 및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야당은 한나라당이 언론을 장악한다고 하는데 기자실에 대못을 박고 세무조사로 언론사 회장을 줄줄이 감옥에 넣고 대통령이 댓글을 달면서 언론 죽이기를 독려하고 10시간 이상 탄핵방송을 한 게 불과 몇 달 전 일”이라며 지난 정부의 언론 탄압을 비판했다.

같은 당 성윤환 의원은 “KBS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판 대상이 됐고 스스로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면서 “정부는 비정상인 KBS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방송 통신 분야에서 KBS 사장, 아리랑TV 사장, 디지털위성방송 사장, YTN 사장 등이 모두 대선캠프 출신으로 방송장악 코드인사”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당 송훈석 의원은 “방통위원장이 KBS 사장 사퇴 종용, 후임 사장 인선 비밀회의 주도 등 방송의 중립성을 훼손할 행동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KBS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와 정부, 방송계 인사들과 모임을 가진 데 대해 “각별히 조심하겠다.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사과했다.

이날 회의는 8일 파행으로 끝난 문화체육관광부 보고 및 현안 질의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의원들이 YTN 방송사 노조의 ‘낙하산 인사 반대 배지’를 착용하고 나와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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