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법 개정 합의도 없이…” 끓는 민주당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9분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혜영 원내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 기자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혜영 원내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안철민 기자
민주당 내부가 원혜영 원내대표의 원 구성 합의를 놓고 들끓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11일 김형오 국회의장 및 한나라당, 선진과 창조의 모임(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13일까지 원 구성 합의 도출, 19일 상임위원장 선출’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너무 쉽게 합의했다”는 당내 반발이 극심해지자 부랴부랴 ‘선(先) 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법) 개정안 합의, 후(後) 원 구성 합의’카드를 꺼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2일 민주당 의원총회는 원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정세균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가축법 개정 없이) 여당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이 국민을 속이려는데 야당이 그 하수인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성순 의원은 “장관 인사청문회도 무산되고 (쇠고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도 파행되는 상황에서 상임위가 구성된들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모두 의원직 사퇴서를 내야 야당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합의 시점과 내용 등 세밀한 전략적 판단이 부족했던 것에 대해 의원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13일까지 가축법 개정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원 구성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에서는 11일 원 구성 합의는 전략 전술적인 면보다 원 원내대표의 개인적 성격이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원 원내대표는 자기가 손해를 봐도 남의 부탁이나 사정을 거절하지 못한다. 정부 여당은 꿈쩍도 안하고 홍준표 원내대표가 ‘살려 달라’고 사정을 하자 ‘국회라도 정상화하자’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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