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정치세력화 물밑 움직임

  • 입력 2008년 6월 2일 02시 57분


盧전대통령 재단법인 ‘봉하’ 추진… 웹사이트 중순께 개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목소리를 내려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달 중순 개통을 목표로 정치웹진 형식의 인터넷 웹사이트 ‘민주주의 2.0’ 개설에 몰두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에서 노 전 대통령은 시국 전반에 걸쳐 지지자는 물론 일반인들과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중과 대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본격적인 토론 사이트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해 친노(親盧·친노무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측은 재단법인 ‘봉하’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의 한 인사는 “재단법인은 후진 양성을 위한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정당 형태로 발전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노 전 대통령 퇴임 전부터 대통령비서실 정무팀에서 논의했지만 열린우리당의 해체, ‘노무현 심판론’으로 대변되는 대선에서의 참패, 자금 부족 등으로 미뤄진 것”이라고 했다.

재단 설립은 노 전 대통령의 부산 출신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실무를 맡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그룹 회장이 거액을 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민주주의 2.0’ 개설 및 재단법인 ‘봉하’ 출범과 맞물려 친노의 정치세력화가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전직 친노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최근 부산상고 동문회에 참석해 ‘대통령 한 번 더 하면 어떻겠느냐’라는 ‘농담조’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한 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 등 최근 정치 상황이 노 전 대통령에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4월 총선 이후부터 부쩍 시국 현안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일에는 봉하마을을 찾은 노사모 자원봉사자 90여 명과 대화하던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과 관련해 “우리는 (합의문에) 도장을 안 찍었고, 이 대통령은 찍었다”고 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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