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에너지 관련 상당한 목표 달성”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사인해 주세요”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중국 베이징대 강연을 마친 후 한 대학생이 갖고 있던 이 대통령의 자서전 ‘미래경영’에 사인해 주고 있다. 베이징=이종승  기자
“사인해 주세요”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중국 베이징대 강연을 마친 후 한 대학생이 갖고 있던 이 대통령의 자서전 ‘미래경영’에 사인해 주고 있다. 베이징=이종승 기자
칭다오 방문 “지진현장 가겠다 했더니 후주석 놀라”

베이징대 강연선 “중국 사위될 뻔 했었다” 농담도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 3일째인 29일 개교 110주년을 맞은 베이징대를 방문해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중 간 바람직한 관계와 함께 인생의 선배로서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솔직 담백하게 들려주었다.

‘젊은이의 도전, 그리고 세계 속의 한중관계’를 주제로 질의응답을 포함해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첫머리에 “다자하오(大家好·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중국어로 인사를 해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꿈을 추구하는 한 영원한 청년”=이 대통령은 “가난한 고학생이자 일당 노동자였던 청년이 기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마침내 대통령이 된 나의 인생을 두고 사람들은 신화라고 부르지만 신화는 없다”면서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온몸으로 돌파한 한 청년의 꿈과 열정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던 것밖에 없다”면서 “꿈과 열정이 없는 청년은 청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각 때 외국 근무를 하면서 중국 아가씨와 알고 지냈으나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면서 “만약 내가 조금만 더 머물렀다면 중국인 집안의 사위가 돼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중국의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에너지 대책 마련해야’=이 대통령은 이어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를 방문하고 현지 진출 기업인 초청 리셉션 자리에서 고유가 대책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에 자원만 가진 나라를 계획대로 방문하면 석유나 가스에 있어 상당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건물 천장이 손에 닿는데 우리는 멋을 내려고 천장을 높게 지어 에너지가 많이 든다”며 “(한국의) 지자체 청사를 보면 로비의 천장이 뻥 뚫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말에는 기름값이 어쩌면 150달러를 넘어 200달러에 육박할지도 모른다. 200달러가 되면 세계 경제가 혼돈에 빠지기 시작할 것이다”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중국 측의 ‘외교 결례’ 논란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은 상을 당한 집에 손님이 가게 된 것과 같다”면서 “지도부가 상중이라 표정이 조심스러웠지만 중국이 먼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고 제안해 당황할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또 “후진타오 주석에게 ‘지진 피해 현장에 가겠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면서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닌가’ 하는 식으로 쳐다보기에 내가 ‘나는 실용주의자, 실천주의자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칭다오=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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