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들 美쇠고기 말바꾸기

  • 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2분


야당할땐 “위험”여당되자 “안전”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야당 시절에는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때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것으로 나타나 ‘말 바꾸기’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해 8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주영 당시 정책위의장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 검역 과정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SRM이 처음 검출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미국산 쇠고기에서 SRM 등 뼛조각이 발견된 것은 한국 시장을 가볍게 보는 미국 업계의 안일함과 우리 당국의 무성의가 빚어낸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농림부는 필요하면 미온적인 조치가 아닌 금수 조치를 바로 내리는 등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8월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 과정에서 현행 수입 위생조건을 위반한 사례 중 뼛조각 검출이 163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6일 “얼마 전만 해도 뼛조각까지도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반대를 했던 한나라당이 방침을 갑자기 바꾸자 국민들이 ‘이거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발언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순자 여성위원장도 지난해 8월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시중에 유통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장담한 것은 우리 국민을 우롱하는 몰염치와 같다”며 “유통 중인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한심한 발언 때문에 국민들은 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김재원 의원도 200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소 사육장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산 소는 분뇨 위에서 성장호르몬이 포함된 곡물사료나 육골분 사료를 먹고 자란다”며 “결국 우리는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이 범벅이 된 광우병 소를 먹게 된다”고 우려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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