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결론 내달라”에 “결론 유보”

  • 입력 2008년 5월 1일 02시 57분


한나라 최고위 ‘朴의 주문’ 논의 끝에 “시간 더 갖자”

姜대표는 강경방침 고수

한나라당 계파 갈등의 핵심인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론화됐다.

박근혜 전 대표가 복당 문제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정형근 김학원 최고위원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논의의 물꼬가 터진 것.

정 최고위원은 “복당 문제는 정치권 지형이 뒤바뀔 수 있는 최고 관심사로 박 전 대표가 최고위에서 공식 결론을 내려 달라고 했는데 더는 회피하거나 미룰 문제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친박연대든 무소속이든 잘못된 공천으로 억울하게 탈락해 탈당한 분들은 선별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박계인 김학원 의원이 “평당원이 얘기해도 귀담아들어야 하는데 직전 당 대표였고 유력한 당의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전당대회 출마까지 걸고 논의해 달라는데 최고위에서 묵살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는 복당 결정 유보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최고위 안건 상정 권한을 가진 강재섭 대표는 “내 소임은 18대 원 구성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국민이 만들어준 결과를 바꾸는 건 민의에 어긋난다”며 전대까지 복당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강 대표는 “정치도 도의가 있다. 어떻게 바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인사를 내쫓고 외부 당선자를 받을 수 있느냐”며 “또 지금 복당을 허용하면 야당이 정계개편을 한다고 펄펄 뛸 것이고 18대 원 구성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형근 최고위원도 “김영삼 대통령 때도 무소속을 받으니까 원구성도 못해 국회가 몇 달간 공전했다”고 동조했다고 한다.

친박계 한영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와 강 대표의 처지를 감안해 조율할 문제이며 지금 당장 논의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공천이 잘못되긴 했지만 친박계 인사들이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가 아깝게 떨어진 곳도 많다”며 “복당 문제는 오늘 결론 내리지 말고 더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해 회의가 끝났다고 한다.

이에 앞서 친박무소속연대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 유기준 의원,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지난달 29일 만나 복당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복당 문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장기전 대비’ 등의 주장들이 있었다”면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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