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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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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측과 북핵 신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7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자회담을 빠른 시간 내에 재개해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 더 이상의 지연은 견디기 어렵다(can't afford any further delays)”라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이기도 한 힐 차관보는 이날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도록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노력해 왔다”며 “이제는 보상 받기를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힐 차관보와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8일 오전 미국 대사관에서 만날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8일 회담에 대해 “낙관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며 ‘6자회담이 열리기 전 마지막 양자 회담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9일 베이징으로 가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일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혀 8일 북핵 신고 문제가 타결되는 즉시 6자회담 재개와 다음 단계로의 이행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과 북한 측은 이번 회담에서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플루토늄을 비롯한 핵시설과 관련 물질 △우라늄 농축 △시리아 핵 협력 의혹 등 3개 항목으로 작성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플루토늄 등 북한이 공개의사를 밝힌 부분은 합의문으로 발표하고, 우라늄과 시리아 핵 협력 의혹은 비공개 양해각서로 처리하기로 하는 등 이른바 ‘분리신고’ 방식을 채택하기로 이미 의견을 모았다는 것.
비공개 양해각서는 이른바 ‘간접 시인’ 방식으로, ‘북한이 우라늄 활동과 핵 확산 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 미국의 이해 사항’이라고 기술하고, ‘북한은 이런 내용을 반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반박하지 않는다’는 표현과 관련해 미국 측은 표현 수위가 높은 ‘인정한다(admit)’ 등을,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acknowledge)’거나 ‘이해한다(understand)’ 등의 표현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싱가포르=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