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의원, 교감에 폭언 논란

  • 입력 2008년 4월 4일 20시 19분


정청래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청래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현역 국회의원(서울 마포을)으로 18대 총선 통합민주당 후보인 정청래 의원이 지역 내 초등학교 학부모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서교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2일 오전 10시 반경 서울 마포구 마포평생교육관에서 열린 녹색어머니 출범식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서교초등학교 김모(45) 교감에게 "현역의원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총 대변인은 "김 교감을 조사한 결과 정 의원이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가려 하던 것을 김 교감이 꼬장꼬장한 태도로 막았고, 이에 대해 정 의원이 폭언을 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교초등학교 최모 교장도 "교내 행사라며 교감이 정 의원을 못 들어가게 해서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있었던 한 학부모는 "학교 측에서 소문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한 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행사장에서 두 분 사이에 충돌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최 교장을 통해 김 교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 교장은 "정 의원은 사과를 요구한 게 아니라 교감을 달래 달라고 부탁했다"며 부인했다.

이날 오후 서교초등학교에서 김 교감을 만난 교총의 한 관계자는 "김 교감이 사건 자체는 인정했다"며 "김 교감이 '오늘 오전 정청래 의원이 학교로 전화를 해 교장과 나에게 사과를 했다. 정 의원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며 사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교감은 이날 오후 서부교육청에 제출한 언론보도에 관한 해명서에서 "정 의원이 폭언한 적이 없다"며 "정 의원이 '내가 이 지역 현직 국회의원인데 이럴 수 있나 당신(교감)과 교장을 자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을 (나는)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교감은 김 본부장을 만난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다.

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청래 후보가 이번 일에 대해 진상을 스스로 밝히고 해당 교감, 학교 및 학부모 등에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정청래 의원은 폭언한 적이 없다고 밝혀왔으며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반론보도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본보는 정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정 의원과 정 의원의 보좌관 등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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