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주자들 “지원사격 좀…”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시장으로…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중앙시장에서 이 지역에 출마한 신은경 대변인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유세장 뒤편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연합뉴스
시장으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중앙시장에서 이 지역에 출마한 신은경 대변인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유세장 뒤편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연합뉴스
총선이 불과 1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선거에 전력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공천 후폭풍 등 내부의 상처가 좀처럼 아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해 영남권과 수도권에서 출사표를 낸 ‘친박근혜’ 세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잖아도 한나라당이 고전하고 있는 충청권과 수도권 지역에 박근혜 전 대표 같은 대중성 높은 거물 정치인의 지원 유세가 절실한 상황인데,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은 고사하고 오히려 친박 세력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선거 일선에서는 ‘박근혜의 지원 유세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지도부에 올리고 있지만 공천 후유증으로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도부는 발을 동동 구르고만 있는 실정이다.

한 당직자는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유세에만 몰두함으로써 사실상 ‘친박연대’ 또는 친박 무소속 후보들을 돕는 전략을 쓰고 있다. 도대체 이런 집권여당이 과거에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계파 간 갈등,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의 힘 겨루기 등으로 막판에 전략 공천된 후보들의 경우 ‘낙하산 공천’이라며 반발하는 각 지역의 선거 조직을 접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낸 손학규 대표마저도 공천에서 탈락한 정흥진 전 종로구청장의 반발로 한동안 종로 민주당 조직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지역구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사들도 전국 지원 유세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손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은 다른 후보들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서야겠지만 ‘내 코가 석 자’인 상황이다.

‘한강 이남 벨트’를 책임지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 전 장관은 “동작에서 뼈를 묻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지역구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그는 문희상, 원혜영, 유기홍 의원 등으로부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지역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출마를 선언한 강금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전국을 돌며 분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 당은 공천에 불복하고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 문제로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탈당한 친박 계열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이미 당내 이슈가 됐다.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는 “탈당 인사들은 절대 복당시키지 않는다”며 강공책을 펴고 있다. 친박 후보들이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돌아가겠다”며 표를 호소하는 전략이 먹혀들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파워게임이 일단 수그러드니까 총선 후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는 등 부정적 이미지를 계속 노출하고 있다”며 “일사불란한 지원 유세 계획과 공약 홍보를 통해 까먹은 점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 역시 총선 이후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탈당한 신계륜 전 사무총장, 이상수 전 의원의 복당 문제가 갈등의 불씨로 거론되고 있다.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