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장관-코드 인사 논란 단체장의 만남

  • 입력 2008년 3월 22일 03시 00분


신선희 국립극장장 “최고의 감독들에 기대고 있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예전보다 작품 완성도 떨어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노무현 정부에서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킨 산하 단체장들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 이래 처음으로 해당 단체장 중 한 명과 대면한 자리에서 ‘뼈있는’ 지적을 했다.

유 장관은 21일 오후 3시 국립중앙극장 업무보고에서 신선희 극장장의 보고를 받았다. 무대미술가인 신 극장장은 신기남 통합민주당 의원의 누나로 2006년 1월 임명될 때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임기는 2008년 12월까지다.

유 장관은 업무보고에 앞서 극장장실에서 신 극장장과 오태석 국립극단 예술감독,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배정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유영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환담했다.

신 극장장이 웃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감독들을 모시고 든든하게 기대고 있다”고 하자 유 장관은 “별로 안 기대는 것 같다”고 받았다.

신 극장장이 “30년 만에 예산 부족 때문에 만들지 못했던 무용단 연습실을 기업 후원금을 유치해 만들었다”고 말하자 유 장관은 “어차피 예산으로 모든 일을 할 순 없고, 기업 후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작품 수준이 좋아야 한다”며 작품성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유 장관은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국립극장은 고(故) 김동원 선생을 비롯해 장민호 백성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섰던 무대로 저도 동경했던 곳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국립극장의 여건은 좋아졌으나 작품의 완성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어서 안타깝다”며 작품성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한 번 표명했다.

유 장관은 또 “(제가) 배우 시절에도 국립극장 전속단체를 보면서 좀 게으른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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