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칼 빼보면 안다, 두고 봐라”

■ ‘박재승 효과’ 차단 부심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6일 현역의원 6명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것은 전날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중진 정치인 11명의 공천을 무산시키며 여론의 호응을 얻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당내 해석이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한나라당의 공천 발표가 계속 미뤄지면서 심사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일부 확정자도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주변에 온통 민주당 이야기뿐이다. 지금처럼 간다면 과반수가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른바 민주당의 ‘박재승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강재섭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금고 이상에 대해 공천을 불허한다고 하는데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이번에 한 거다”며 “우리는 이미 당헌·당규를 다 고쳐서 금고 이상형을 받은 분들은 아예 신청도 못 받게 했다. 우리도 (신청) 받아주고 (공천) 안 한다고 했으면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났을 것이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민주당 공심위가 마치 큰 개혁을 한 것처럼 하는데 한나라당은 이미 엄격히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지금 와서 한나라당을 따라하려고 하는데 비리 전과자가 많은 민주당 지도부가 이에 저항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공천은 끝까지 해보고 판단해야지. 우리가 어떻게 할지 어찌 아는가”라고 말했고, 안 원내대표도 “개혁적인 공천 작업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공심위원인 강창희 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칼을 빼봐야 아는 거지. 두고 봐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른 공심위원도 “현역 의원들은 1차에서 그냥 통과된 경향이 있는데 다시 철저히 심사하겠다”고 말해 현역 의원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예고했다.

공심위는 공천 신청자가 과도하게 많은 지역구의 경우 그만큼 현역 의원의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심사에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심위는 배수 압축자 중 금고 이상 형을 받은 J 씨에 대해 다시 심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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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