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도 공천갈등 ‘폭발직전’

  • 입력 2008년 3월 6일 03시 00분


안강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가운데)이 5일 공천 심사를 위해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는 공천 인준이 보류된 2명 등 일부 공천 내정자의 공천 적정성을 놓고 대결 양상을 보였다. 박경모 기자
안강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가운데)이 5일 공천 심사를 위해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는 공천 인준이 보류된 2명 등 일부 공천 내정자의 공천 적정성을 놓고 대결 양상을 보였다. 박경모 기자
공천 내정자 2명 인준 거부

최고위, 공심위와 ‘정면대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공천심사위원회가 올린 1차 공천 내정자 가운데 인준을 보류했던 4명 중 2명에 대해 5일 공심위에 정식 재의를 요구했다.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한 곳은 서울 은평갑(김영일 전 강릉MBC사장)과 서울 강북을(안홍렬 당협위원장)이다. 두 곳은 후보자의 전력에서 공금 유용과 반인권 수사 여부가 논란을 빚었다.

○ 서울 은평갑-강북을 재의 요구

그러나 최고위는 나머지 2곳인 충남 서산·태안(김병묵 전 경희대 총장)과 경기 안성(김학용 전 경기도의원)은 공심위 원안대로 공천을 확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최고위는 또 ‘철새 공천’ 논란이 제기된 정덕구(충남 당진) 전 의원과 다른 공천 내정자 1명에 대해 공심위에서 심층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한 명은 경기 군포의 유영하 당협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4일 공심위는 최고위원회가 3일 인준을 보류했던 4명에 대해 “문제가 된 논란에 대해 소명을 받았고 모두 공천을 주기로 했다”고 각을 세운 바 있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회와 공심위가 공천을 둘러싸고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공심위 관계자는 “최고위가 공식 재의를 요구한 2명은 공심위가 3분의 2 의결로 공천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조사를 요구한 정 전 의원 등도 특별히 새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그대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고위가 자꾸 태클을 걸면 후보가 상처를 입고 그림도 헝클어진다”고 반발했다.

○ 공심위서 의결하면 최고위 거부해도 공천 확정

당헌 당규상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공심위는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최고위의 인준 거부와 상관없이 기존 공천자를 확정할 수 있다. 이는 과거에 없던 규정으로 공심위의 독립성과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

그러나 당내에서는 “공심위가 ‘무소불위’의 권력과 ‘내 사람 심기’, 계파 안배에만 치우쳐 정국 흐름과 여론의 변화 같은 총선의 중대한 변수를 놓치고 있다” “개혁 공천은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많다.

한 핵심당직자는 “지금 같으면 수도권에서 과반수 의석이 어렵고 충청은 거의 전멸할 가능성도 있다”며 “총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사실을 공심위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강릉 MBC 사장과 안홍렬 당협위원장에 대한 재심 의견을 냈던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5일 정덕구 전 의원 등 추가로 4명에 대한 공천 재심사를 요청했다.

○ 부산 경남 5곳 2배수로 압축

공심위 간사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심사 결과 예비후보를 3배수에서 2배수로 압축한 곳이 5곳, 4배수에서 3배수로 압축한 곳이 2곳이며 다른 지역은 아직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2배수로 압축된 곳은 부산 강서갑(정형근 의원, 박민식 변호사), 강서을(허태열 의원, 박상헌 뉴라이트재단 운영위원), 해운대·기장갑(서병수 의원, 이점인 동아대 교수), 울산 울주(강길부 의원, 이채익 전 울산남구청장), 경남 창원을(강기윤 일진금속공업 대표, 이기우 창원대 겸임교수)이며, 3배수로 준 곳은 부산 부산진갑(김청룡 부산시의원, 이경훈 전 부산 정무부시장, 허원제 전 SBS 이사), 경남 밀양-창녕(조해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부대변인, 김형진 전 국회의원 보좌관, 박성표 전 건설교통부 기획관리실장)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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