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행안부… 재정부…부처마다 약칭 고민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지경부.’

지식경제부가 고민 끝에 정한 약칭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요지경’ 등의 단어가 연상돼 어감이 안 좋지만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쓰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직원은 ‘경제부’라는 약칭을 더 선호했으나 불필요하게 기획재정부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행정안전부는 ‘어쩐지 휑한’ 느낌이 드는 ‘행안부’로 약칭을 정했다. ‘행정부’는 정부 전체와 혼동될 수 있고 ‘안전부’는 맡은 업무를 대표하지 못해 달리 대안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어감이 이상한 ‘기재부’ 대신 ‘재정부’로 정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복지부’로 부르기로 했다. 당초 정부조직 개편안에서는 여성부와 합쳐져 ‘보건복지여성부’를 만들게 돼 있었다. 이 때문에 “그러면 약칭은 ‘보복녀부’냐”는 말도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성부가 독립 부처로 남아 그런 우려는 없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부’로 약칭이 정해지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도 3일 국무회의에서 “그냥 ‘문화부’로 부르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국토해양부는 ‘국토부’와 ‘국해부’를 놓고 4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설문조사만 한 상태. ‘국해부’는 국회와 헷갈리는 데다 어감도 좋지 않지만 해양수산부 출신 직원들의 반발이 문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아직 공식 약칭을 마련하지 못했다. 옛 교육인적자원부 출신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내심 ‘교육부’로 불리길 원하지만 과학기술부 출신들은 ‘교육과학부’ ‘교육과기부’ 등 5자짜리 약칭을 주장하고 있다. ‘교과부’로 쓰는 방안도 나왔지만 어감 때문에 제외됐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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