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노무현 前대통령 맞은 봉하마을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2분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보좌진과 함께 25일 오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도착해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미소짓고 있다. 김해=최재호  기자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보좌진과 함께 25일 오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도착해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미소짓고 있다. 김해=최재호 기자
“33년만의 귀향 기분좋다”‘시민 노무현’으로 첫날밤

‘자연인’ 노무현(62).

임기를 마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돌아왔다. 1975년 사법고시에 합격하면서 고향을 떠난 지 33년 만이다.

이날 환영식엔 지역 주민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등 1만2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후 사저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환영 행사=이날 오후 3시 반부터 시작된 환영식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성경륭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 노무현 정부의 각료와 비서진 등 150여 명도 참석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태호 경남지사와 김종간 김해시장의 환영사도 이어졌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담은 영상물이 5분간 상영됐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고향에 내려왔다.

그는 KTX 열차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보다는 스스로의 창조적 비전과 전략을 갖고 창조적인 정치에 매진해 주면 좋겠다”며 “새 정부가 잘하지 않겠느냐. 특별히 잘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개통한 개인 홈페이지에 대해선 “가급적이면 현실적인 정치 쟁점과는 부닥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진보된 사회를 여러분과 만들고 싶다”=참석자들의 연호 속에 등단한 노 전 대통령은 48분간 퇴임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지난 5년간 그냥 열심히 했다”며 “가장 큰 업적을 꼽으라면 바로 ‘제가 당선된 것’이라고 대답한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전 여러분에게 약속했던 ‘개혁’은 실천했고 경제도 당연히 잘해야 하는데 7% 성장을 못 해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적극 동참하는 참여민주주의, 나아가 통합된 민주주의,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진보된 사회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이전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뒤 “노무현과(科)에 속하는 정치인을 소개하고 싶다”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무대에 불러내 소개시켰다.

그는 마지막으로 “야, 기분 좋다”라며 연설을 마쳤다. 이후 짚불을 밟고 고유제를 지내는 간단한 입택(入宅) 의식을 마쳤으나 아쉬운 듯 마을광장 무대로 다시 나와 30분간 노사모 회원들과 만났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