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인사청문회…“박사과정 밟으며 강의… 교수 맞나”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민주당 “박사과정 밟으며 강의… 교수 맞나”

한승수 “英선 대학서 가르치면 교수로 인정”

■ 총리후보 인사청문회

민주당 “장남 12억 아파트 구입 자금출처 의문”

한승수 “벤처기업 근무… 대출 받고 저축 충분”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자신의 교수 경력 허위 기재 및 아들의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 때문에 생긴 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의혹 제기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반박했다.

한편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놓고 전날까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치 국면이 이어져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 격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오전 양당 간 대타협이 이뤄지면서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자를 두고 “역시 관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나왔다.

▽교수 경력 허위 기재 논란=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한 후보자가 2000년 총선 홍보물 등에 ‘영국 요크대와 케임브리지대 교수’라고 기재한 것과 관련해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강의를 했는데 그것을 교수라고 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미국과 달리 영국 교수제도에서는 교수 타이틀이 모두 다를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가르치면 교수라고 한다. 서울대에서도 조교수 부교수 등을 교수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요크대 학과장이 ‘Assistant lecturer는 현재 없어진 직제지만 젊은 조교수로 볼 수 있다’는 공식 답변을 보내 왔다. 허위 경력으로 볼 수 없다”며 한 후보자를 감쌌다.

▽편법 증여 논란=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장남이 (33세였던) 2005년에 서울 원효로에 12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하고도 증여세를 내지 않았는데 자금 출처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아들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실리콘밸리에서 지원을 받았고 귀국해서도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많이 받아 저축액이 충분했다”며 “(2005년) 아들이 미국으로 나가기로 하면서 전세금을 빼고 대출을 받아 며느리와 공동 명의로 사두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기업들의 소득 증빙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한 후보자는 “자료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그는 “인생의 가치를 명예에 두고 살아 평생 부동산 투기를 한 적이 없다”며 “(2001년 고향인 강원 춘천에 부인 명의로 임야를 구입한 것은) 투기 목적이 아니며 땅값도 오르지 않은 맹지(盲地)다”라고 해명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 영상취재: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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