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얼개’ 잡고 곽승준 영향 분석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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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이 개편안 주도… 극비작업 첩보영화 방불

일부 새나가자 박형준-임태희 등 극소수만 참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정부 조직 개편안은 박재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팀장과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의 ‘투 톱’ 체제가 주도했다. 두 사람은 최근 계속해서 밤을 새워 얼굴이 부어 있다.

17대 국회 등원 전까지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를 지낸 박 팀장은 ‘작지만 유능하고 투명한 정부’ 등 정부 혁신에 대한 저서가 많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오래전부터 이번 작업의 적임자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박 팀장은 특유의 무거운 입과 치밀한 논리로 조직 개편의 얼개를 잡았다고 한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인 곽 위원은 당선인의 핵심 정책 브레인답게 이번 작업을 큰 틀에서 조율했다. 2006년 말 정부 조직 개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라는 당선인의 지시를 받고 국내외 관련 자료와 보고서를 1년여간 수집했다. 그는 주로 당선인의 의중을 박 팀장 등에게 전달하면서 조직 개편이 행정 체제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들 외에 박형준 기조분과 인수위원은 각 분과의 의견을 모았고,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비서실과 인수위 간 의견을 조율하며 작업에 참여했다.

한편 인수위는 그동안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비밀 작업을 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수시로 회의를 주재하며 “철저한 보안 속에 개편안을 한 달 내에 완성하라”고 지시했다. 초기 회의에는 사공일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 맹형규 박형준 곽승준(이상 기조분과) 강만수(경제1분과) 인수위원, 박재완 팀장, 임태희 비서실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5일 개편안 중 한 개가 외부에 유출되자 이 당선인은 격노했고, 이후 조직 개편 회의는 ‘보안회의’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당선인, 곽 위원, 박 팀장, 박 위원, 임 실장 등 극소수만 참여했다. 유출자로 지목된 사람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당선인은 9, 10, 14일 잇달아 ‘보안회의’를 소집했고 15일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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