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남북경협자금 5조 용처 감사 청구”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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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10년 실정 본격 청산 움직임

감사원선 정부위원회 65곳 집중감사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한 첫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데 이어 한나라당이 남북경제협력사업 등에 지원된 기금 전체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어서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좌파정권 10년의 실정(失政)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작업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남북경협 등에 쓰인 5조 원 안팎의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남북경협 등에 지출된 돈이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쓰인 것인지 제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남북경협과 관련 없는 분야에 돈이 쓰였는지도 따져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엄호성 의원도 “그동안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의혹이 있었던 남북경협 관련 기금 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스크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재경위 차원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국회 차원에서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7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해 투명성 제고를 주문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해 그동안 감사가 이뤄지지 않아 ‘묻지 마 지원’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현재 남북경협 사업자금 대출 부분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국회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혐의가 드러나면 정식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국회의 요청에 따라 416개의 정부위원회 가운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65개 위원회에 대해 집중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 결과에 따라서는 현 정부 들어 급증한 각종 위원회의 통폐합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 측은 “지난해 국회의 감사청구에 따라 감사를 진행 중이며 18일쯤 마무리한 뒤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나라당은 좌파정권 10년 동안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우후죽순처럼 성장해 온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지원금 규모 등에 대해 실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현 정부 5년간 100여 개 정부 산하 기관에 150명가량의 정치권 인사를 내려 보낸 ‘낙하산 인사’ 현황도 점검할 계획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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