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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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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일단 관망… ‘3월 공천’ 강행땐 더 강경해질듯
4월 총선 공천 시기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이 “당이 공천을 미룬다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는 4일 통화에서 “불가피한 이유 없이 공천을 3월로 미루는 것은 밀실공천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 측의 정치 후퇴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 정상화를 위해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당선인은 스스로 ‘정치적 동반자’라고 한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공천을 미루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박 전 대표는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온건파로 분류돼 온 김재원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서 “만약 과거의 구태정치가 부활한다면 지금까지 이뤄 놓은 정치발전의 성과가 무너지게 된다”며 공천 연기에 반대했다.
연 이틀 이 당선인 측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박 전 대표는 주말까지는 별다른 언급 없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머물 예정이다. 하지만 다음 주 초까지도 이 당선인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을 경우 더 강도 높은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박 전 대표 측은 이 당선인 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박 전 대표의 몸값이 상한가였지만 대선이 끝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의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는 당 지도부도 ‘3월 공천’을 강행할 태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공천과 관련해 지나친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공천 시기를 늦추거나 당기는 것보다 공정한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이때쯤 되면 늘 생겨 왔다.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5일 이전에 이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해 공천 시기와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1월 말까지 20명 안팎으로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공천 절차와 방식 등을 논의한 뒤 3월 9일 이전에 공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안 원내대표는 “당규에 있는 대로 외부 인사 3분의 1, 여성 3분의 1을 포함시키면 특정 계파와 상관없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천심사위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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