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14일밤 급거 상경 朴자택 방문 왜?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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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대기 회동은 불발… 朴, 부담감에 만남 피한듯

昌 “지지 호소위해”… ‘BBK 동영상’ 알고갔는지 관심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가 14일 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찾아갔지만 박 전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이었던 경북 영천시와 포항시의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6시 35분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 상경해 이채관 수행팀장만 대동하고 박 전 대표의 자택으로 갔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 집 관리인을 만나 방문 사실을 알린 뒤 20여 분 동안 집 앞에서 기다렸지만 관리인에게서 “박 전 대표가 인터폰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밖에 못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자택에 있었지만 이 후보를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날 밤 KTX를 타고 다시 대구로 내려갔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를 만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를 요청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부탁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16일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에게) 정말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아주 좋은 행동을 해 주기를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어서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캠프 주변에서는 이 후보가 캠프 법률지원단장 김정술 변호사에게서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발언 동영상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박 전 대표를 만나러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13일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던 김모 씨 등을 만난 직후 그 내용을 이 후보의 측근인 캠프 이흥주 홍보팀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14일 박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갔다.

이 후보는 이날 갑작스럽게 박 전 대표 자택을 찾아가기 전에도 여러 차례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했으나 박 전 대표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16일 기자회견에서 다시 박 전 대표를 접촉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14일 저녁 이 후보가 정동영 후보나 문국현 후보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에 “어떻게 이런 기사가 나갈 수 있느냐”며 화를 낸 뒤, 박 전 대표 집을 찾아간 사실을 공개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 : 신원건 기자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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