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측 '여론조사 3위' 애써 무시

  • 입력 2007년 12월 13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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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13일 이번 대선에서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결과, 대체로 3위를 기록한 데 대해 "하자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개의치 않는다"며 애써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측은 오히려 바닥 민심은 판이하게 다른 만큼 남은 엿새 동안 막판 스퍼트를 통해 1위를 차지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날 이회창 후보가 유세에서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고 강경한 메시지를 던진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이 날짜 조선일보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45.4%-17.5%-13.6%이었고, 중앙일보는 44.7%-15.7%-13.1%였다. 두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모두 3위를 기록했다. 다만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45.6%-17.8%-16.1%로 2위를 차지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오전 캠프에서 열린 팀장회의에서는 두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민심과 괴리가 크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흥주 홍보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발표에 근본적 회의가 있는 만큼 캠프에 비상이 걸릴 것은 없다"면서 "자체 조사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한 자릿수 내로 따라잡은 만큼 막판 표밭 지역을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하면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 캠프 인사는 11일 이명박, 정동영 후보측이 휴대전화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명박-이회창 후보 지지율이 27%-24%로 근접했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전했다.

유석춘 정무특보는 "거대 여론조사 기관들은 한나라당 경선 때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율을 실제보다 10% 포인트 정도 적게 예상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2~3일 전부터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군 가산점 부활 등 관심을 끄는 공약을 발표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측은 이에 따라 지지율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민생공약 발표에 이어 14일에 대전에서 확대전략회의를 열어 '충청 사수'의 의지를 피력하고 중앙선대위원장인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가 서울에서 '100대 정책과제'를 공개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답답함과 우려의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핵심관계자는 "민심이 이 정도는 아닌 데 언론이 우리를 쓸어버리려고 작정한 것이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부동층내 잠재적 이회창 지지자들이 '결국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명박 후보쪽으로 확 쏠리지 않을지, 또 지지를 독려해야 할 캠프가 먼저 파장 분위기가 되지 않을 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후보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기가 차서 웃더라. 그러나 목소리에는 독기가 느껴졌다"고 전하고 "상황이 열악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기간 잘 하도록 하겠다. 결과가 그대로 나올 지 두고 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다른 관계자는 "1등 하기는 어려워도 15% 득표는 당연히 넘을 것이다. 20%만 가면 대선 이후 여러 정치적 입지가 좋을 것 같다"면서 현 지지율 추세에서는 선거비용 대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는 15% 달성과 '2위 수성'이 당면 목표임을 시사했다.

한편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성명을 통해 "'노명박'(노무현+이명박) 체제의 등장은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연장'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이명박 후보는 부도덕성으로 인해 국민적 저항과 탄핵 기도, 하야 요구 등 엄청난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혼란은 내년 4월 총선을 전후에 극대치에 달할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강 팀장은 "치명적 약점을 지닌 후보의 당선은 국가 혼란을 유발할 뿐이다. 세계적으로 대통령의 중도 하차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 등 전례가 많다"면서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불안한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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