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떨어지면 엉터리? 昌 “큰신문 여론조사 신뢰성 의문”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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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방송사 다른신문사 조사서도 추락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일 경북 김천시 시외버스터미널 유세에서 “요즘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 여론조사기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큰 신문들이 주관하는 여론조사가 다 엉터리’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어 “(내가) 법관 출신이고, 여론조사 갖고 이런 말 안 하는데 진상 보고를 받아 보니 오늘은 꼭 말씀을 드려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최근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캠프 자체 여론조사나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느끼는 체감과는 너무 다르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후보가 ‘큰 신문’이 어디를 말하는지 정확하게 지목하진 않았지만 이른바 메이저 신문뿐 아니라 마이너 신문과 방송사들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추이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이 후보 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도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 등 3개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를 할 때 대선 후보 1번부터 5번까지는 후보 이름을 거명하고, 6번부터 12번(이회창 후보)까지는 막연히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갤럽 관계자는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후보가 정당 소속이면 정당명을, 무소속이면 무소속이라고 언급한 뒤 이름을 일일이 불러 준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또 “여론조사 대부분이 가정집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응답자의 32% 이상이 주부일 만큼 특정 계층에 편중돼 있다. 여론조사 대상이 1000명 안팎인 데다 응답률이 10∼20%에 불과해 본질적으로 조사의 신뢰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리서치센터(KRC) 김정혜 상무는 “표본 수가 많다고 전체 의견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표본이 클수록 표본오차는 줄겠지만, 설문조사 시 통계학적 오류의 발생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유권자가 2억 명이 넘는 미국에서도 여론조사 표본은 1000명으로 한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반박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 측은 대선 막바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해 이회창 후보 지지 사실을 밝히지 않는) 숨어 있는 2%가 있기 때문에 실제 투표에서는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2.3%포인트 차로 패배해 그 전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거의 정확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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