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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28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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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공동어로수역 NLL 기준 등면적으로”
北“NLL 남쪽에 설치… 새 경계선 논의를”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김일철(차수)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27일 평양 시내 대동강변에 있는 송전각 초대소에서 제2차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와 경제협력사업을 위한 군사적 보장 조치 등을 논의했다.
남북 군 수뇌 간 회담은 2000년 9월 제주에서 열린 1차 회담 이후 7년 만이며 2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회담 첫날 남북 수석대표인 김 장관과 김 부장을 비롯한 양측 대표단은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각종 교류 협력사업의 군사적 보장 원칙에 공감했지만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핵심 의제인 공동어로수역 설정과 관련해 남측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등(等)면적’으로 설정하되, 시범 수역 1곳을 설치해 운영한 뒤 보완해 가며 점차 확대하자고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방부는 NLL 기준 ‘등거리 등면적’으로 설정돼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NLL 이북 해역이 해안과 너무 가까운 만큼 ‘등면적’ 원칙만 적용하자는 통일부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NLL을 고집하지 말고 새 해상불가침 경계선을 설정하자고 주장하는 한편 공동어로수역을 NLL 남쪽에 설치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또 10·4 남북정상선언의 이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최고 군사당국자 간 직통전화 개설을 제의했다.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문산∼봉동 간 경의선 화물열차 개통,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을 위한 군사적 보장 조치와 국군포로 송환,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도 제안했다.
이에 북측은 △정상 간 종전선언을 위한 군 당국 간 협력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무력 불사용 등을 제의했다. 양측은 이견을 계속 절충하기로 하고 회의를 끝냈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김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을 떠나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전 11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북측이 제공한 차량으로 개선문과 만수대, 김일성 주석 동상을 지나 송전각 초대소에 도착했다.
2000년 1차 회담 때는 당시 남측 수석대표인 조성태 국방부 장관이 제주공항에 나가 북측 대표단을 영접했지만, 이번에는 북측 차석대표인 김영철 중장이 공항에서 남측 대표단을 영접했다.
김 장관은 도착 성명에서 “남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기를 기대하는 겨레의 열망을 깊이 인식하고 좋은 결실을 도출하자”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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