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지도력 흠집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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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주도… 재협상 분위기 파악 못해

당내 계파 불만 추스르기도 쉽지 않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13일 “정 후보가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다.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당의 리더인 대선 후보가 서명한 합당 선언이 하루 만에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사실상 번복되는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번 합당 선언은 정 후보가 실질적으로 주도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정 후보가 받을 충격은 더 클 것이라는 게 당내의 분석이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잠시 참석해 “당내 불편한 감정을 알고 있으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날 함께 합당선언문에 서명한 오충일 대표가 재협상을 요구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로서는 재협상 요구가 없었더라도 당내에서 터져 나올 불만의 소리를 극복해야 하는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라서 있었다.

합당 파트너인 민주당 쪽에서도 정 후보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인제 대선후보의 선대위 관계자는 “당 대선 후보가 국민 앞에서 약속한 합의를 당에서 뒤집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남북 정상이 합의해 놓은 것을 장관급회담에서 고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기화로 ‘고건 대안론’이 더 힘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정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앞만 보고 가는 수밖에 없다”며 “수능을 앞두고 수능에만 열중해야 한다. 시험을 잘 보기만 하면 가정은 화목해지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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