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나선 朴측 “李후보 위해 뛸 기회 줘야”

李후보와 朴측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경북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구미=이종승 기자

“이명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이 미흡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이명박 후보의 손을 사실상 들어 주자 측근 의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수위에 놀라면서도 박 전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는 데 큰 이견은 없었다.

김무성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태도 표명을 계기로 이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던 당 안팎의 조직들이 이 후보를 위해 뛸 수 있도록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지침’을 줬으니 양측은 서로 화합하고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좀 놀라긴 했지만 원칙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 식 정치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 후보가 진정성을 보인다면 이제 당내 갈등은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로 박 전 대표의 ‘몸값’이 더 치솟을 수 있는 상황에서 너무 일찍 이 후보 손을 들어 줘 스스로 ‘정치적 공간’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없지 않다. 한 측근 의원은 “이 정도의 결단이면 폭넓은 의견 수렴을 했어야 했다. 좀 성급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