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昌맨’들 얼마나 다시 모일까

  • 입력 2007년 11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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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사수대회에 昌등장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예비역 대령) 주최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국민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변영욱 기자
NLL 사수대회에 昌등장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예비역 대령) 주최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국민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변영욱 기자
■ 이회창의 옛 사람들 어디서 뭐하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결국 대선 3수를 감행하기로 하면서 1997년, 2002년 대선 때 그의 주변에 있던 핵심 측근들의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는 한나라당에 남아 이명박 후보 주변에 있다. 그러나 이 후보를 돕지 않는 사람들은 이 전 총재의 1차적인 지원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총재의 이흥주 특보는 “지난 대선 때 도왔던 좋은 인재들이 다시 많이 모이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 흩어진 ‘이회창의 사람들’

우선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이 전 총재 주변의 기류를 살피려고 최근 만났다는 ‘함덕회’ 멤버가 주목 대상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양정규 정창화 목요상 김종하 유흥수 윤영탁 전 의원 등 10여 명이다.

제주 함덕해수욕장에서 만나 ‘함덕회’라고 작명했기 때문에 ‘정치 결사체’라기보다 친목회에 가깝지만, 이 전 총재 주변 그룹 중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집단행동이 가능한 모임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종종 이 전 총재를 만나 왔다는 이 모임의 한 회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함덕회는 ‘이회창 사람들’이다. 이 전 총재에게 재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모임에 속한 신경식 전 의원 등 일부는 이 후보를 돕고 있다.

함덕회를 제외한 측근들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이 중 이 전 총재와 가까운 그룹으로는 최돈웅 서상목 김영일 강삼재 전 의원 등이 꼽힌다. 서 전 의원은 최근 이 전 총재 재출마의 정치적 논거로 ‘스페어 후보론’을 내세웠고, 강 전 의원은 이 전 총재를 면담했다.

최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의 경기고 동기이자 오랜 친구. 한나라당은 지난달 그를 당 고문으로 영입하며 이 후보에 대한 이 전 총재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했으나 ‘차떼기 당으로 부활하려느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취소했다. 최 전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당 재정위원장으로 불법 대선자금 모금에 깊이 관여했다.

서청원 전 대표,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은 이 전 총재와 가까웠고 현재는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된다.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서 전 대표는 최근 이 전 총재를 만났다. 이 전 총재의 후보비서실장을 지낸 김 의원과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이 전 총재의 브레인이었던 유 의원은 현재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부정적이다.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지근에서 보좌했던 이재오 권철현 홍준표 정형근 의원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 후보 측의 주축 인사로 자리 잡았다. 2002년 당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 저지에 나섰던 이, 홍 의원은 각각 이 후보의 원내좌장, 선대위 클린정치위원장이다. 이 전 총재의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권 의원은 선대위 특보단장이고, 각종 정국 상황 보고로 이 전 총재의 귀를 장악했던 정 의원은 선대위 부위원장이다.

두 번의 대선에서 이 전 총재의 ‘젊은 브레인’이었던 이명우 전 보좌관도 이 후보를 돕고 있다.

○ 창사랑 등 ‘골수 이회창 OB’가 주축될 듯

이 전 총재의 정계 은퇴 후 여의도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거나 외곽을 맴돈 ‘원조 이회창맨’들은 출마 선언과 함께 다시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2년여 전부터 이 전 총재의 재출마를 주장했던 ‘창사랑’ 상임고문인 백승홍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주 지지층인 장년 및 보수층의 세를 모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과정에서 한동안 박 전 대표를 도운 정인봉 전 의원도 최근 이 전 총재를 면담하는 등 교감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의 언론특보를 지낸 구범회 씨도 최근 외국에서 귀국해 서울 모처에서 공보 관련 조직을 정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신덕현 전 감사원 비서실장과 이 전 총재의 박신일 전 외신특보 등도 며칠 전부터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이 전 총재 사무실에 나와 일을 거들고 있다.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의 핵심이었던 서정우 변호사의 합류 여부도 관심이다. 서 변호사는 이 전 총재의 경기고, 서울대 법대 후배로 마음을 둘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 중 한 명. 그러나 불법 대선자금의 주역 중 한 명인 만큼, 이 후보 측에서 대선자금 잔금 관련 의혹을 제기해 놓은 상황에서 그의 합류가 자칫 역공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게 고민이다.

이 전 총재의 부인 한인옥 씨와 장남 이정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등 가족들은 정치적 조언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씨와 정연 씨는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여느 참모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정설이다.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측근들 사이에서 “가족 선거 때문에 졌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이 밖에 지상욱(탤런트 심은하 씨 남편) 씨, 최형철 호원대 교수 등 정계 은퇴 후에도 이 전 총재를 도왔던 그룹과 대변인 격인 이흥주 특보, 이채관 보좌관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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