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출마’ 갈라진 여론 결국 충돌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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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정권 연장의 도우미가 되려 하나.”

“구국의 결단을 해야 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를 두고 이를 반대하는 단체와 지지하는 단체가 5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이 전 총재 자택 앞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연대 21’ 회원 15명은 ‘이 전 총재의 분열주의 책동을 규탄한다’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들고 “이 전 총재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게 대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며 불출마를 요구했다.

반면 자신들을 ‘구국결사대’라고 밝힌 10여 명은 ‘구국결단 좌파정권 종식’이라는 혈서가 적힌 태극기와 피로 손도장을 찍은 ‘이회창 대선출마 촉구’ 현수막을 들고 “이회창 대통령 만세”를 외쳤다.


▲ 동영상 촬영 : 이훈구 기자

두 단체 회원들은 서로 이 전 총재의 자택 입구를 차지하려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이 전 총재 사무실에는 출마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방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반면 이 후보 외곽 지지모임인 ‘MB연대’는 이날 저녁 이 전 총재 자택 앞에서 대선 불출마를 촉구하는 촛불 침묵시위를 벌였다.

대전에서도 세 대결이 벌어져 이 전 총재 지지모임인 ‘충청의 미래’ 회원 200여 명은 대전 중구 서대전시민공원에서 “강한 리더십과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이 전 총재가 대통령이 되어 국가를 살려 낼 것으로 믿는다”며 출마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전시당과 충남북도당 당원 등 100여 명은 대전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는 실패한 좌파정권 연장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단합의 횃불’을 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두고 우파 시민단체들도 태도가 갈렸다.

자유주의연대는 이날 ‘이회창 씨의 출마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망동(妄動)’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그가 노욕에 가려 출마를 강행한다면, 애국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그 같은 망동을 분쇄할 것임을 밝혀 둔다”고 경고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도 ‘한나라당에 고함, 탈당은 막아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보수 진영의 결집을 강조하며 완곡하게 출마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반면 이념적으로 강경 보수인 대령연합회 양영태 사무총장은 “이명박계의 ‘창’ 죽이기가 도를 넘었다”고 이 후보 측을 비판했고,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이 전 총재 출마는 보수의 양당 시대를 열 수도 있다”며 출마를 은근히 부추겼다.

친박(親朴·친박근혜) 의원들도 포함된 당의 재선모임 16명과 ‘당이 중심되는 모임’은 “역사의 수레를 거꾸로 되돌릴 수는 없다. 정권 교체는 이 전 총재를 포함한 모두의 숙명”이라며 이 전 총재의 불출마를 호소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 동영상 촬영 : 전영한 기자


▲ 동영상 촬영 : 전영한 기자


▲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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