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전대표 측근 “이재오 사퇴 없이는…”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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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전대표 측근 “사과에 진정성 없어”

李후보 면담 제의도 확답않고 ‘관망’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 측의 ‘구애’에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후보가 임태희 비서실장을 통해 지난 주말 만나자고 제의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확답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최고위원이 ‘나의 오만함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여전히 ‘진정성이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대화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4일 통화에서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굳이 안 만날 이유는 없지만 만난다고 해도 이 최고위원이 그대로 있으면 무슨 얘기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이 최고위원을 가리켜 ‘오만의 극치’라고 한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직접 사퇴론을 얘기한 적이 없으나 그 뉘앙스나 분위기를 보면 박 전 대표는 (이 최고위원 사퇴가) 이 후보가 말하는 화합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길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사과에 대해서는 “그게 뭐냐.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측근 의원도 “진정성을 표시해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위해 유세장에 간다고 해도 어떻게 이 최고위원 옆에 나란히 설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측 내부에서는 이 정도 선에서 넘어가자는 목소리도 일부 있으나 강경론에 밀리는 분위기다. 일부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저녁식사 모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 최고위원 문제에 대해 당내 화합을 위해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끝까지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강경한 기류가 대세였다”고 말했다.

이회창 전 총재와의 연대 문제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일단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박 전 대표가 이미 경선 승복을 선언한 마당에 갑자기 이 전 총재를 지지할 수는 없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다만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한 이후 변화될지 모를 정치 환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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