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워’ 김무성에 최고위원 불출마 권유…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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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창희 전여옥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인 선출직 최고위원 두 자리가 11일 각각 김학원 전재희 의원으로 사실상 결정돼 12일 전국위원회에서 이들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정리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여옥 전 최고위원 자리는 경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했던 전재희 의원이 일찌감치 승계하기로 했고, 박근혜(사진) 전 대표를 지지했던 강 전 최고위원 자리는 논란 끝에 박 전 대표 측 중진 의원이 맡기로 당내 정리가 끝났다.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얼마 전 모여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을 추대키로 사실상 합의했다.

그런데 지역구가 충남 부여-청양인 김학원 의원 측이 지난달 말부터 “충청권 출신인 강 전 최고위원의 자리는 김학원 의원이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에는 두 의원이 모두 최고위원 직 출마를 선언하며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에 박 전 대표는 11일 오전 김무성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경선에서 저를 도왔던 두 사람이 대결하는 모습이 너무 안 좋은 만큼 경선 캠프 좌장 역할을 했던 김 의원이 양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전날 밤까지 측근들과 선거 대책을 숙의했던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부탁에 최고위원 직 포기 의사를 주변에 알리고 참모진에게는 “내일(12일)까지 나를 찾지 말라”고 말한 뒤 잠적했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최고위원 직도 중요하지만 박 전 대표에게 누가 되는 게 더 걱정스러웠을 것”이라며 “당분간 ‘머리를 식히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권영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 직 최고위원에 김 의원이 임명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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