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후보 8일만에 한자리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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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선거는 조직과 동원이다”

孫 “낡은 사고… 잘못 인정을”

李 “자유당 때나 조직과 동원”

9일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후보 KBS라디오 토론회에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불법 동원선거 책임론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세 경선 주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1일 대전에서 열렸던 대전·충남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처음이다.

불법 부정 선거의 장본인으로 집중 공격을 당했던 정 전 의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선거는 조직과 동원이다. 다른 후보 측은 부정선거의 핵심인 금권 관권 선거를 했다”며 “제가 1등한 것이 죄라면 죄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선거에서 조직과 동원은 구태정치를 말하는 것이다. 자유당 때나 조직과 동원이지 개명 천지한 세상에서 조직과 동원을 통해 어떻게 한나라당을 이기느냐”고 맞받았다.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손 전 지사도 “선거를 조직과 동원이라고 하는 건 낡은 사고방식이다. 그럼 처음부터 국민경선이라는 얘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잘못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된다. 자꾸 변명하려 하면 국민이 짜증낸다”고 정 전 의장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손 전 지사의 탈당 전력을 들며 “정책 조정은 가능하지만 당적을 옮겨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당은 민주주의의 가장 굳건한 제도로 당적을 옮기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손 전 지사는 “신당을 우리가 왜 만들었나를 생각해야 한다. 옛날 것 고집하지 않고 국민이 들어와 살 집을 짓자는 것이다”며 “그 집을 짓기 위해 내가 왔고, 내가 앞장 서 짓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반박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시민단체 출신들 세력화 ‘틈새 작전’

대통합민주신당의 시민단체 출신 그룹은 9일 대선후보 경선 파행사태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경선 주자들을 향해 각성과 결단을 촉구했다.

황인성 새정치국민본부장, 박홍근 전국청년위원장, 전민용 부대변인, 정대화 대표비서실장 등 시민단체 출신 13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혼탁한 경선은 대선 승리에 대한 희망은커녕 절망감과 환멸을 안겨 주고 있다. 창당에 앞장선 시민사회 세력은 한계와 잘못을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선 주자들에 대해 “혼탁한 경선 상황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선 승리에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힐 것”을 요구한 뒤 당 지도부에 대해 △경선 과정의 불법 행위에 단호한 조치 △양극화 문제 해결 비전 제시 △후보 단일화에 적극 대응 등을 주문했다.

전 부대변인은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라도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지도부에서 후보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선거판에서 유일하게 감동을 주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과의 연대는 물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아우르는 선거연합 구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미 당내에서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진영 등을 중심으로 당 쇄신을 목표로 하는 ‘정풍(整風)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들 시민단체 출신 그룹과의 교감 여부에 따라 파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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