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자유주의연대 최홍재 조직위원장이 단국대 언론정보학과 손태규 교수의 감수를 받아 쓴 ‘권력 저널리즘의 꽃’에서는 방송 편파성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통화에서 “공영 매체는 특정한 견해를 가질 수 없는데도 방송의 편파성이 2002년 대선에 이어 현재도 진행되고 있어 이 책을 펴내게 됐다”며 “국민의 뜻이 언론에 반영되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 386세대들이 중심이 돼 2004년 발족한 자유주의연대는 뉴라이트 운동을 표방하며 ‘21세기형 자유주의 구현’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프로그램별 편파성 분석=자유주의연대는 현 정권 들어 생긴 방송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을 분석했다.
자유주의연대가 올해 1월부터 8월 18일까지 방영된 KBS TV 프로그램인 ‘미디어포커스’ 중 정치 및 대선과 관련된 진행자·기자 리포트, 인터뷰, 녹취 등을 분석한 결과 범여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멘트가 11건, 부정적인 멘트가 4건이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투기, 위장 전입 의혹이 제기돼도 밝은 표정이고, 재단 비리 등 과거 의혹이 제기돼도 여전히 웃고 있다”는 등 부정적인 멘트가 35건이었고 긍정적인 멘트는 한 건도 없었다.
언론 매체에 대한 논조도 편파적이어서 동아·조선·중앙일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멘트 없이 부정적인 멘트만 67건이 나갔고 이른바 ‘진보매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멘트만 3건 나갔다.
KBS 정연주 사장 취임 직후 만들어진 KBS TV ‘시사투나잇’도 편파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주의연대가 지난해 9월 11일부터 11월 9일까지의 방영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진행자·기자·외부 출연자 발언이 범여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논조 52건, 부정적인 논조가 5건이었으나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긍정적 논조 1건, 부정적 논조가 15건이었다.
프로그램 진행자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초유의 헌재소장 공백 상태, 한나라당은 과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네요”라고 말하는 등 한나라당에 대해 부정적인 논조로 일관했다는 게 자유주의연대의 분석이다.
또 MBC 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인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중 뉴스를 소개하는 ‘앗! 뜨. 뉴스’ 코너를 7월 2일부터 31일까지 모니터링한 결과 주제 선정에 있어 범여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주제가 6건, 부정적인 것은 없었던 데 반해 한나라당 관련 주제 40건은 모두 부정적인 것이었다.
또 진행자와 논설위원의 멘트도 범여권에 대해 긍정적인 멘트 16건, 부정적인 멘트가 1건이었으나 한나라당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멘트만 52건이었다.
예를 들면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뉴스를 설명하는 논설위원의 경우 7월 4일 범여권 대선주자 6명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소식을 전하며 “범여권이 오늘 뭔가 새로운 출발점에 선 듯한 모습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7월 18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청문회를 앞두고는 “면죄부를 줬던 과거(청문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는 것.
최 위원장은 “자유주의연대에 편파성 지적이 들어온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항상 여당에 유리한 ‘권력저널리즘’=김인규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7월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과 관련된 KBS 보도가 한나라당이 여당이던 1997년 대선 때는 19건이었다가 이 후보가 야당 후보가 된 2002년 대선 때는 101건으로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이처럼 KBS의 보도가 여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를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인사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역대 KBS 사장을 지냈던 11명 중 대부분이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민원수석 등 임명 전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였던 경력이 있었다.
자유주의연대는 대통령이 사실상 KBS 사장을 선정하고 그 사장이 밑의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관료적 조직이 KBS의 보도 방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과 인터뷰한 KBS 보도국의 한 기자는 “KBS는 사장이 어떤 사람이 오느냐, 누구를 팀장과 본부장을 시키느냐에 따라서 보도 방침이 크게 바뀐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또 KBS의 보도 방향이 바뀔 것이다”고 말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자유주의연대는 KBS, MBC 등 공영방송이 공정 방송으로 변하기 위한 대안으로 크게 △인사권 독립 △제작자들의 공정 방송 재인식 △방송의 편파성을 감시하는 공정방송위원회 설립과 권한 강화 △일부 민영화를 꼽았다.
| 역대 KBS 사장과 권력의 관계 | ||
| 재임 기간 | 이름 | 임명 전 권력 관련 약력 |
| 1973년 2월∼1979년 2월 | 홍경모 | 문화공보부 차관 |
| ∼1980년 7월 | 최세경 | 공화당 국회의원 |
| ∼1985년 2월 | 이원홍 | 대통령민원수석비서관 |
| ∼1986년 8월 | 박현태 | 문화공보부 차관 |
| ∼1988년 11월 | 정구호 |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
| ∼1990년 3월 | 서영훈 | 민주화합추진위원(노태우 당선자가 추천) |
| ∼1993년 3월 | 서기원 |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
| ∼1998년 4월 | 홍두표 | 전매청장 |
| ∼2003년 3월 | 박권상 | 정부조직개편위원장(김대중 당선자가 추천) |
| ∼2003년 4월 | 서동구 | 노무현 후보 언론고문 |
| ∼현재 | 정연주 | 노무현 당선자가 소속 신문사(한겨레) 처음으로 직접 방문 |
| 자료: 자유주의연대 권력 저널리즘의 꽃 p.29 | ||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