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보다 2시간 빨라진 北보도

분주한 北 취재진
북한 취재진이 2일 평양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카퍼레이드를 취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평양=연합뉴스

TV로 생중계 않고 오후 3시 첫 소식

북한 언론들은 2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언론들은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어 북한 4·25문화회관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았다.

오후 3시가 돼서야 조선중앙통신이 노 대통령의 방북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같은 시간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도 노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일제히 내보냈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방북 때보다 2시간쯤 빨라진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노 대통령을 ‘로무현 대통령’으로, 권양숙 여사는 ‘부인’으로 소개했다. 권 여사의 인민대학습당 참관 및 북측 여성 인사 면담 소식을 전할 때는 ‘로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량숙’이라고 불렀다. 이 통신은 “북남 수뇌분들의 상봉은 역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시켜 조선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김정일 동지와 로무현 대통령은 군중 앞을 지나시며 열렬한 환영에 답례하시었다”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5시 첫 뉴스 시간에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4·25문화회관에서 영접한 소식을 영상과 함께 내보냈다. 조선중앙TV는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장면 등을 20여 분간 녹화 방영했다.

2000년에는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오후 5시 정규 보도시간에 김 전 대통령의 평양 순안공항 도착과 김 위원장의 영접 소식을 처음 전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에도 회담을 생중계하는 대신 회담이 끝난 뒤 50분 분량의 기록영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김대중 대통령과 상봉’을 제작해 몇 차례 방송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