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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28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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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패자라는 점 때문에 `자숙 모드'를 유지했지만 전날 캠프 해단식에서 나온 서청원 전 대표의 강한 발언을 계기로 그 동안 `속에 담은' 울분과 회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분위기여서 대선 본선을 앞둔 당 화합의 길목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 친박 의원은 28일 서청원 전 대표가 전날 해단식에서 `박근혜측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이명박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해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하나가 되려 해도 시원찮은데 누구보고 건방지게 반성하라고 하느냐.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고 비판한 데 대해 "지지자들의 지금의 심정을 대변한 게 아니겠느냐"고 공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후보측이 박 전 대표측을 배제하겠다는 점을 작심하고 말한데 대해 따끔하게 혼을 낸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지지자들로서는 속시원하다"며 "양 측 모두 아직도 경선 기간의 흥분 상태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인 만큼 각자 시간을 가지고 감정을 정리하도록 하고 적어도 그 기간에는 서로 자극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이후보측에 `쓴소리'를 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사를 밝혔다가 접은 친박계 이규택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당이 화합하고 나아가려면 패자에 대한 아량과 배려를 가져야 하는데 거꾸로 반성하라고 하니 이는 당을 분열시키는 발언이자 상처에 소금을 뿌린 발언"이라며 "이 최고위원이 당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앙금이 오래 간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원내대표 선거도 (이 후보측에서) 독식했고, 우리가 침통한 분위기에서 해단식을 한 날 승자는 축제 분위기의 잔치를 벌였다.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가고 (그 간극이) 더 벌어지는 것 같다"면서 "당 화합을 위해서는 승자측에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날 박 전 대표가 해단식에서 당의 화합이나, 이 후보 중심의 정권교체 등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점과 맞물리면서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전 캠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단식은 정말 경선 패배를 너무 아쉬워하는 지지자들이 모이는 자리였던 만큼 그런 말까지 할 계제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대에서 박 전 대표가 공언한 깨끗하고 아름다운 승복은 반복을 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분명한 것이고 박 전 대표는 이를 털끝만큼도 훼손하지 않고 지킬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30~31일 전남 구례에서 열리는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에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친박 인사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당 화합이라는 연찬회의 취지가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규택 의원은 "정신적으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앙금을 털고 당선된 후보뿐만 아니라 패배한 후보도 나와야 하는데 승자만 참석한다면 당 화합의 모습이라고 보기 힘든 만큼 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불참 의사를 밝힌 한 중진 의원은 "협조냐 비협조냐 차원이 아니라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에서 불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당 화합을 모색한다는 당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그 전에 화합적 조치도 없는데 가본들 뭐하겠느냐. 잠만 자고 가라는 이야기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한 최측근도 "말만 무성했지 화합을 위한 조치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연찬회만 군사작전 하듯이 강행하면 화합이 되겠느냐"며 불참 의사를 피력했다.
일부 친박 인사들은 이번 주말까지 외유 중이어서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후보가 후임 사무총장으로 친이계 이방호 의원을 내정하는 등 조만간 당선 직후 첫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은 하나같이 "후보의 인사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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