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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5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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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자신의 중재안을 토대로 6일까지 최종결론을 내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팽팽해 시한내 원만한 합의 도출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은 당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가 지난 2일 여론조사 설문방식을 '지지도'가 아닌 '선호도' 방식으로 잠정결정한 데 대해 박 전 대표측이 '경선불참'까지 운운하며 강력 반발하자 지지도와 선호도를 적절히 절충한 중재안을 양 캠프에 제시했다.
중재안 설문방식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뽑는 게 좋다고 생각하느냐'로, 이 전 시장측이 고집하는 '누가 낫다고 생각하느냐'의 선호형 방식과 박 전 대표측이 원하는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지지형 방식을 기술적으로 접목한 것이다.
일단 중재안에 대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측이 중재안 수용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둔데 반해 이 전 시장측은 "전문가위원회 결정대로 해야 한다"며 '협상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전 시장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합법적 절차를 거친 전문가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특정후보 편들어 주기 위한 날치기 처리' 운운하는 것은 해당 전문가 교수들을 모독하는 행위"라면서 "우리는 그동안 경선 룰 협상과정에서 늘 양보만 해 왔다. 더 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며 중재안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도 중재안으로 해결하려 하면 당이 혼란에 빠진다. 여론조사 문제는 전문가위원회의 결정대로 해야지, 안 그러면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박 전 대표측이 경선을 거의 '생떼수준', '땡깡수준'으로 끌고 와 놓고 마지막에 이러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진수희 캠프 대변인은 "자신에게 불리하면 민주주의의 대원칙도 무시하는 독선이 박근혜식 원칙인가. 12명의 전문가들이 합의안 도출을 위해 6차례나 회의를 했고 최종적으로 박 전 대표측의 요구에 의해 표결까지 했다"면서 "그런데도 박 전 대표측이 '날치기' 망언을 일삼는 것은 학자들의 양심과 지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1t은 1000㎏이다'는 것이 만국의 공통인데 한나라당만 900㎏이라고 하면 누가 받아들이겠느냐"면서 "박 전 대표가 아무리 '양보전문가'라고 하지만 이번만큼은 양보 못한다. 이 전 시장측의 주장은 한마디로 여론조사에서 3% 정도를 거저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맞섰다.
이혜훈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눈길 가는 사람을 선택하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여론조사는 사실상 투표행위이기 때문에 설문방식은 당연히 '지지도'가 돼야 한다"면서 "캠프의 유불리를 떠나 여론조사 설문방식에 있어서는 우리의 입장은 초강경이다.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도 "여론조사전문가위의 결정은 한마디로 날치기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한 뒤 "결혼이 '이상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자'를 찾는 것인 것처럼 여론조사도 선호도가 아니라 지지도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여론조사 설문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선이 파행으로 치달을 공산이 큰 만큼 결국 양측이 막후접촉을 통해 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양측이 좀더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하게 버티고 있지만 결국은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 경선후보 4명 중 박 전 대표측을 포함한 3명이 동의하고 이 전 시장 진영에선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면서 "그러나 이 전 시장측도 결국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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