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경련 회장 “차기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돼야”

  • 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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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5일 “차기 대통령은 ‘경제제일주의를 펴는 경제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7 제주 하계포럼’에서 ‘미래 한국의 비전과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강연을 통해 “글로벌 경쟁시대에 외국 지도자들은 경제를 제일 우선하고 있으나 한국 지도자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 좇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검증 공방과 관련해 “외국 사람에게 물어 보니까 ‘무균(無菌)으로 자라온 사람이 있느냐’고 했다”면서 “옛날 일을 자꾸 들추어내면 답이 없으며 (검증 공방을) 졸업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의 발언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결코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를 뜻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사돈관계라는 점 때문에 미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 이혜훈 대변인은 “사돈을 편드는 것을 탓하기야 어렵겠지만 땅 투기꾼을 경제대통령 운운하며 치켜세우는 게 국민에게 먹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 장광근 대변인은 “민생 경제가 어려운 만큼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것을 원론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제왕적 정치를 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면서 “정부는 행정하기 쉽게, 국민 생각은 안 하고 자기들 위주로 가거나 국민을 어린애 취급한다”고 말했다.

또 “탈당이나 합당 등을 보면 국민은 혼란스럽다”면서 “정치인들이 정책 중심으로 가줘야 국민이 안심하고 따라갈 수 있는데 자기네들 앞날을 위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을 믿고 따라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 규제를 줄이겠다 하는데도 규제가 늘어나니까 투자가 늘지 않고, 집값도 정부를 못 믿기 때문에 다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가 소수 정파나 일부 이해집단의 목소리를 듣고 일을 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이랜드 사태도 정부가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비정규직 법안을 강행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창조와 혁신을 할 수 있는 인재, 세계 곳곳에서 싸워 이기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이 필요한데 교육인적자원부가 획일적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서귀포=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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