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민 “검증위 한계 있지만 후보 청문회는 필요”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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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민(사진) 한나라당 검증위원장은 19일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는데…. 언론이나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검증청문회를 마친 직후 통화에서 “내가 청문회를 주재한 사람인데 주재한 사람이 청문회가 잘됐다 못됐다고 평가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안 위원장은 “상대방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후보만 벌거벗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그동안 검증위 활동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청문위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며 “미국까지 가서 각종 검증자료를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검증위원들은 현장조사는 물론이고 증언을 해 줄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그 친인척까지 찾아내 당시의 정황을 들었을 정도로 열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검증위 활동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안 위원장은 “제대로 된 검증이 됐는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며 “특히 후보들이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안 위원장은 “수사권이나 조사권이 없는 검증위에서 각종 의혹 사항을 규명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두 후보 진영이 청문회 질의서를 받아본 뒤 모두 ‘불만’과 ‘수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검증위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는 것. 양 진영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선 수위를 낮춰 주길 요구했고 상대 후보의 질의는 세면 셀수록 좋다며 검증위를 압박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안 위원장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사퇴를 생각했었다”고 밝힌 데 이어 ‘검증위원장을 다시 맡으라고 한다면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위원장은 경선 후보에 대한 당 차원의 검증에 대해 “검증위의 활동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진실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 검증위의 검증은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비록 검증위가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고 할지라도 청문회 자체는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해 경선 후보 청문회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시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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