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영어-불어 연설, 러에 큰 힘…우리도 열심히 했다”

  • 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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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8일 강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해 “대통령이 역량이 부족해서 성공을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 관계자 위로 오찬연에서 “기분이 좀 풀리셨느냐”고 물은 뒤 “무엇보다 제가 참 여러분께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한승수 유치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명예회장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순간 제 스스로가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큰 비난을 듣지 않은 것은 우리 국민의 안목이 너그럽게 이해하고 격려해 줄 줄 아는 수준이 돼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개인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사람이다. 흔히들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러나 제 관심은 언제나 성공하고 이긴 사람보다 성공하지 못하고 낙오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에 (유치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것, 남은 것을 잘 챙겨서 또 다음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그때 다시 자산으로 쓰면 우리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고 자위한다”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건희 회장은 오찬에 앞서 ‘패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먼저 러시아란 나라와 경쟁했다는 것이고, 다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존심을 버리고 영어로 연설하고 말미에는 프랑스어도 했다. 자존심이 강한 분인데 그렇게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도 열심히 했다. 대국과 경쟁해 4표 차이라면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3번째 도전 여부와 관련해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검토하고 분석해 달라”고 지시했다.

道의회 재도전 결의

한편 강원도의회는 이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의했다.

도의회는 도의원 27명의 발의로 본회의에 상정된 ‘2018 동계 올림픽 유치 재도전 결의안’을 재적의원 40명, 참석의원 37명 중에서 29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김진선 지사는 표결에 앞서 발언권을 요청해 “낙담만 하면 하늘은 아무 것도 주지 않는 만큼 도의 발전동력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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