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당 지도부에 불만 '부글부글'

  • 입력 2007년 7월 9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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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은 9일 검찰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당 지도부가 이 전 시장측을 향해 고소 취하를 요구하자 강한 불만을 애써 감추면서 사태 전개 향방에 촉각을 세웠다.

박 전 대표측은 일단 고소 취하 여부는 이번 고소건을 주도한 이 전 시장측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일이라며 검찰과 이 전 시장측간 공방에서 표면적으로는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 지도부의 이 전 시장측을 향한 고소 취하 요구에도 공식적으로는 반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전날까지 검찰의 수사에 반색하던 것에서 물러나 "고소건을 취하하라고 한 건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박 전 대표측 이혜훈 공동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치 선배들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고소전을 (이 전 시장측이) 벌인 일은 어리석었지만 소를 취하한다면 정치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하고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도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 지도부의 고소 취하 요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변인이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 기류와는 달리 당 지도부가 그동안 이 전 시장 처남 김재정 씨 등의 고소 제기를 방관해오다가 검찰의 수사가 착수되자 뒤늦게 고소 취하를 요구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의 기색이 역력했다.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완전히 당이 이명박 대변인이 된 거냐"면서 "이 전 시장측이 자기 손으로 자기 눈을 찔러놓고 궁지에 몰리니 당이 나서서 고소 취하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인사도 "당 지도부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느닷없이 그러는 것도 문제"라고 가세했다. 그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고소 고발을 해놓고 (고소를 취하한다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켕기는 것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캠프에 참여중인 한 의원은 "지도부가 이 전 시장측과 내통하기로 작정을 하는 거냐, 무엇이냐"면서 "이 전 시장쪽에서 창피해 스스로 소를 취하하지 못하니까 그러는 거냐"고 당 지도부에 강한 불신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 지도부가 엄정중립을 지키고 오해받을 짓을 안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당이 굉장히 웃긴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소를 취하한다면) 무고죄로 고발을 할지 심각하게 생각 중"이라는 말까지 했다.

김재원 공동대변인은 "야당의 안방에 호랑이를 불러들이더니 이제 와서는 내 고기는 맛이 없으니 물어뜯지 말라고 싹싹 비는 형국이 됐다"고 비판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전 시장측의 고소건에 대해 "홍준표 의원 말대로 바보같은 짓을 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측에서 검찰 특수부의 수사를 불러일으킨 박 전 대표측 핵심 인사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은 이 전 시장측이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대변인은 "소를 취하한다면 땅 판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 문제가 되었던 각종 의혹에 대해 이 후보가 반드시 직접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최경환 의원은 "고소를 (이 전 시장 처남이) 스스로 한 거니까 취소할 권리야 그들에게 있는 것이지만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측은 이날 경향신문에서 이 전 시장의 큰형 상은 씨와 둘째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부동산 보유 실태 등과 관련한 보도가 나온데 대해서는 특별히 공식대응은 하지 않았다.

이혜훈 대변인은 "(박) 후보가 이 부의장과 관련한 각종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말도록 강력히 지시한 바 있다"면서 "지난번 은평뉴타운 개발 관련 의혹에 대해 캠프가 공식 언급을 자제했던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라고 전했다.

한편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라디오방송에서 거듭 이 전 시장의 재산 전격 헌납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그렇게 하면 돈으로 표를 사는 것"이라고 이 전 시장의 답변을 촉구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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