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연예인 폴리테이너]盧 지지했던 폴리테이너들

  • 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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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도 필요 없고 단일 후보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 역사가 필요로 하는 후보는 노무현밖에 없지 않습니까!”

2002년 10월 노무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유시민 씨 등이 추진한 개혁국민정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배우 문성근 씨가 했던 ‘격정 연설’의 한 부분이다. 연설을 지켜보던 노 후보는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고 이는 ‘노무현의 눈물’이란 제목의 CF로 제작됐다. 당시는 노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면서 정몽준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던 때였다.

문 씨와 배우 겸 제작자인 명계남 씨는 전국을 누비며 노 후보의 당선을 지원한 대표적 폴리테이너. 각 대학 등을 다니며 했던 문 씨의 연설들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등에 의해 각종 웹 사이트로 옮겨졌고 노 후보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타계한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문 씨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쌓은 ‘비판적 지식인’ 이미지를 한껏 활용해 노 후보를 도왔다.

노사모 대표를 지낸 명 씨는 특유의 독설과 유머로 청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명 씨는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유세 때면 거의 어김없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등을 꼬집었다.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본업으로 돌아가 돈 되는 영화를 좀 찍겠다. 기획 중인 영화의 제목이 ‘가문의 몰락’인데 남자 주인공을 좀 찾아 달라. 키 179cm에 몸무게 45kg, 할아버지가 친일파이고 미국 국적을 가진 딸이 있으면 더욱 좋다”는 식이었다. 명 씨는 지금도 노 대통령의 친위세력으로 알려진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씨와 명 씨는 당시 동료 배우 등과 함께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도 결성했다. 영화감독 이창동 여균동 씨, 배우 권해효 씨 등이 노문모에서 활동했다.

이 감독은 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 장관이 발탁된 것은 노문모 활동에 대한 ‘보은’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 장관은 취임 후 브리핑제 실시 등 ‘언론과의 전쟁’에 앞장섰고 명 씨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을 보수 신문으로 몰아붙이며 공격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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