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장비 구입 제안 가능성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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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접 나온 北 이근 국장21일 평양을 전격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왼쪽)가 영접 나온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EPA 연합뉴스
영접 나온 北 이근 국장
21일 평양을 전격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왼쪽)가 영접 나온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EPA 연합뉴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방북 첫날 핵시설 폐쇄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앞당기고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의혹을 규명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평양에서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1부상과 김계관 부상 등을 만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북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조치의 조기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힐 차관보는 북한 측에 비핵화 속도를 높이고 HEU 의혹이 규명될 경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의 조치에 속도를 내 빨리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가 북한 측에 HEU 핵 프로그램 장비 구입 방안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한은 힐 차관보의 방북 전 미국 측에 HEU 생산 장비인 원심분리기와 고강도 알루미늄관 등을 도입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우라늄 농축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이 북한의 HEU 생산 장비를 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동맹국이 (HEU 장비 포기의 대가로) 북한에 현금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이 희망하는 발전용 핵연료를 제공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일본 도쿄(東京) 인근 미군기지에서 미 군용기를 타고 출발해 경기 평택시 오산미군기지에 도착한 뒤 오전 11시 22분 군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출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이날 낮 12시 35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우리가 올해 봄부터 잃어버린 시간을 메울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22일 낮 다시 군용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오산기지로 돌아온 뒤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힐 차관보의 방북에는 성 킴 미 국무부 한국과장과 톰 기븐스 차관보보좌관, 통역 등이 동행했다.

한편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이 다음 달 2∼4일 평양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또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에 앞서 24∼27일 러시아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해 북핵 문제 해법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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