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前총리 대선 출마 선언

  • 입력 2007년 6월 20일 0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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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現정부 공과는 내 공과” 친노세력 재결집 ‘총대’

손학규 겨냥 “기회주의자에 나라 못맡겨”

범여권 지분 확보-내년 총선 염두에 둔듯

열린우리당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기 자회견을 열고 “저는 철학과 신념, 국정 운영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사람”이라 며 “검증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20년 동안 정치를 같이했다. 친노(親盧·친 노무현)라는 표현은 물론 (맞고), 이 정부 의 공과는 나의 공과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한반도·동북아 평화체 제 정립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와 사 회 대통합 △민주주의 성숙과 공정한 사 회 실현을 4대 과제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리가 친노 그룹 의 지지를 기반으로 대선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 내에 퍼져 있는 ‘노무현 기피’ 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 전 총리의 가장 큰 과제 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수구·부정부패·기회주의자는 안 돼”= 이 전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모든 세력이 대통합을 이뤄 이 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부패한 수구 세력에 정권을 넘겨줄 수 있 다”며 “수구·냉전·부정부패·기회주의자 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말한 수구·냉전 세력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부정부패 세력 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기회주의자는 손 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칭한 것이라고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범여권에서는 이 전 총리가 특히 범여 권 대선 주자 중 지지도 1위인 손 전 지 사를 ‘기회주의자’로 지칭하며 각을 세운 데 주목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친노그 룹의 지지를 기반으로 범여권 대선 구도 를 ‘손학규 대 이해찬’의 양강 구도로 몰 고 나가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노 결집과 총선 노림수?=열린우리 당의 고위 관계자는 “본선과 달리 경선은 각 그룹의 세 싸움이란 점에서 결속력이 단단한 친노 그룹이 대통합 국민경선에 참 여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이 전 총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전 총리 캠프에서는 대통합이 되더라도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출신이고, 정동영 전 열 린우리당 의장은 지지 세력의 결집력이 약 하다는 점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가 될 가 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에 독선적인 이미지, 참여정부 실정(失政) 책임론 등으로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이 전 총리가 출 마를 선언한 것에는 대선뿐 아니라 내년 총선까지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 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총리 시절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다.

범여권의 한 인사는 “선거기획 업무를 자주 맡아 선거판을 잘 읽는 이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강행한 것은 친노 세력 결집 과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노 대통령의 다 목적 카드”라고 말했다. 친노 대선주자가 없을 경우 범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친노 세력이 범여권 제 정파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친노 결집을 통해 범여권 대통합 및 국민경선 과정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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