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출마 선언… ‘홀로서기’ 가능할까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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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여의도 정원빌딩 내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동주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여의도 정원빌딩 내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동주 기자
“리더십과 스타일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달리) 나는 소통과 화합으로 깃발을 들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8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같은 친노(親盧·친노무현) 계열 대선주자인 이해찬 전 총리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전 총리와의 차별화는 앞으로 대선 행보에서 한 전 총리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 보여 주는 가늠자다. 이 전 총리가 친노 세력의 대표주자임을 표방한다면 한 전 총리는 친노 세력과 호남 벨트, 민주화운동 세력 및 여성계 등 시민사회 세력과 연대해 범여권의 대표 주자로 선다는 구상이다.

▽한 전 총리의 대선 경쟁력=캠프에서는 한 전 총리의 강점으로 두 번의 장관직(여성부, 환경부)과 최초의 여성 총리 역임 등 풍부한 국정 경험, 민주화운동 경력,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통한 호남에서의 지지 등을 꼽는다.

그러나 한 전 총리의 진짜 힘은 참여정부 총리 출신이면서도 현 정부의 공과를 분명히 지적하는 데서 나온다고 자평한다.


▲ 동영상 촬영 : 김동주기자

캠프 관계자는 “총리 시절 한 전 총리가 가장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오락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을 때와 논문 표절 논란을 빚은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사임을 이끌어 냈을 때다. 두 사안 모두 ‘과(過)’를 인정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범여권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먼저 참여정부 및 열린우리당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 전 총리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의 공과를 묻는 질문에 “참여정부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미흡했고 국민과의 소통이 다소 막힌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내 지지 기반 약해=한 전 총리의 이런 자세는 범여권의 대통합 작업과 관련이 있다. 친노 계열이지만 이 전 총리와는 달리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등 여러 세력으로부터 큰 반감이 없기 때문. 또 범여권에 한 전 총리만한 여성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국민 경선이 실현되면 상당한 위치를 확보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한 전 총리가 얼마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캠프 내에서는 지난주 출마선언문에 참여정부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이를 안 청와대의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아직은 노 대통령 및 열린우리당과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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