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첫 행보, 손학규 만나 “힘 합쳐 정권 창출하자”

  • 입력 2007년 6월 14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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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근태 전 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근태 전 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회귀적인 냉전적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자.”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4일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첫 행보로 범여권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만났다. 둘은 이 자리에서 평화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해 정권을 창출하자며 의기투합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과도 오찬 회동을 갖는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는 만찬 계획이 잡혀 있지만 정 전 의장이 숙부상을 당해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은 다음주 초까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전 지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범여권 대선주자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그의 행보에 따라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회동과 범여권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1시간여 조찬회동을 가졌다.

‘범여권 대통합’이라는 용어 대신 ‘평화세력 대동단결’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한 것은 범여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새 정치 창출’에 전념하고 있는 손 전 지사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의장은 “대통합을 하라는 것이 국민들이 내린 지상명령”이라며 “손 전 지사가 대통합에 앞장서고, 국민 경선도 선두에 서서 역할해 주길 친구로서 당부드린다”며 손 전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김 전 의장이 나를 오랜 벗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자랑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우정과 민주화에 대한 열정, 통일을 향한 뜨거운 가슴이 계속해서 불타오르고 꽃 피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와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65학번) 동기동창이다.

손 전 지사는 김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어려운 결단을 해 마음고생이 많을 것”이라며 “살신성인은 곧 김근태 정신이고, 김근태는 곧 최고의 도덕성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작은 결정을 내린 것에 여러분들이 용기를 줘서 감사하다”며 “마음을 비우고 나니 마음에 평화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70년대 민주화 투쟁 시절 함께 도망 다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난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다소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합의 내용이지만 그 뜻은 알아서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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