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동영 김근태, 정치 그만두라” 鄭-金 “말 가려 하라”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하는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정, 김 전 의장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면서 친노(親盧) 세력과 탈노(脫盧) 진영의 결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두 전직 의장을 향해 “과연 당신들이 열린우리당 창당선언문을 낭독한 사람들이 맞느냐”면서 “정말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두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는 당을 박차고 나가서 바깥에 신당을 조직하고, 일부는 남아서 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진로 방해를 하면서 당을 깨려고 공작하는 것은 떳떳한 일이 아니다”며 “정치는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1일 정 전 의장과 가까운 열린우리당 박영선 김현미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며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과 같은 주장을 하며 격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의장과도 단독 회동을 가졌다.

한편 정 전 의장은 ‘고뇌와 원칙’이라는 글을 통해 “지금은 무의미한 ‘당 사수론’을 주장할 때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장도 “아무리 미워도 말은 가려서 했으면 한다”며 “(대통령은) 대통합신당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다른 한쪽(친노 의원들)에서는 갈 테면 가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어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뺨 때리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이자 잔꾀정치”라고 역공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