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이번엔 대북 ‘황금제재’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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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해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북한이 금을 세계시장에 내다팔아 외화를 벌지 못하도록 ‘황금 제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시사주간 궈지셴취다오(國際先驅導)보는 6일 미국과 영국이 황금을 거래하는 중개상에게 북한의 금을 사지 말도록 압력을 넣어 북한의 금 수출길이 막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난해 10월 이후 양국 정부의 압력이 가해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황금 교역시장인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중개상들이 북한산 금괴 매입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

북한은 종전엔 매달 1t의 금괴와 은괴를 팔아 외화 조달의 주요 창구로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5년 10월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가 강화되자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은 외화벌이를 위해 LBMA가 요구하는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이듬해 5월부터 ‘금은괴 조달 우량회사’로 지정까지 받았지만 미국의 제재로 무용지물이 됐다.

‘금은괴 조달 우량회사’는 3년간 고품질의 황금을 공급하고 연간 생산량 10t 이상, 생산가 1000만 파운드(약 183억2200만 원) 이상이고 반드시 소속국가 중앙은행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야 하는 등 기준이 까다롭다. 현재 우량회사로 지정된 금괴 공급회사는 50개, 은괴 공급회사는 61개다.

북한은 미국의 ‘황금 제재’가 시작되기 전 태국에 1.3t의 황금을 팔아 38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어트 머레이 LBMA 총재는 “‘금은괴 조달 우량회사’로 지정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금은괴를 잘 팔 수 있다는 것은 아니며 북한의 황금 거래는 종종 여러 가지 원인으로 중단된다”고 밝혀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금은괴 매매는 완전히 회원사들의 자유”라며 “협회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 금시장은 매주 교역 규모가 20억∼30억 달러로 세계 황금교역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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