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 "도덕적으로 깨끗한 리더십 필요"

  • 입력 2007년 2월 23일 11시 39분


코멘트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보수층 인사들의 모임인 '21C 동서포럼'(대표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 주최 조찬 특강에서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재임 시절 자신의 구두를 스스로 닦았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노예 해방에 나섰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했기에 국민도 따를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최근 '검증 공방' 과정에서 '위증교사'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경선준비위에서 합의된 대선후보 조기등록 문제 등 '경선 룰'과 관련, 캠프 내에서 이견이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당이 결정한 대로 따른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6자회담 합의와 관련, "돈으로 좋은 침대를 살 수는 있어도 꿀맛 같은 잠을 살 순 없다"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이룰 외교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원칙있는 정책으로 변화를 이끌어 북핵을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북핵폐기에 성공한다면 그 틀을 더욱 발전시켜서 우리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동북아안보협의체 형태로 키워가야 한다"며 "이런 얘기를 (방미기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도 했는데 라이스 장관도 크게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고 갈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도 정말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이다. 외교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국가지도자가 어떻게 외교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국익을 지키고 한미동맹도 강화시킬 수 있다"면서 과거 자신이 사실상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할 당시 방한했던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을 상대로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을 막아낸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경제회생 방안에 대해 "연평균 7%를 넘는 고성능 엔진을 가졌지만 몇 년간 엔진관리를 못해 폐차장에 갈 위기"라며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과도한 세금이나 비대한 규모는 줄이면서 법치를 세우는 '풀고 줄이고 세우자'라는 구호를 세워 실천한다면 경제는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강을 마치고 나가는 박 전 대표에게 한 여성 회원이 다가와 "(이 전 시장과) 싸우지 마세요, 국민의 걱정이 많아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웃으면서 "싸우는 거 아니예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