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다 하겠다는 노대통령 “그동안 여러번 참았다”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코멘트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그동안 여러 차례 내가 공격을 받았지만 참아왔는데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이라며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할 말 한다고 국정이 결코 소홀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고건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내가 두 번 세 번 해명했는데도 (고 전 총리가) 전혀 미안하다는 표정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사람은 뒷모습이 좋아야 한다. 요즘 대통령이 동네북이 되어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나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날 역대 군 수뇌부들이 대통령의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 당시 군 비하 발언 등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직접 해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고 전 총리만 거듭 비판하고 나서 ‘초점 흐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민주평통 발언의 거친 표현에 대해선 이날 국무회의에서 총체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며 “군 수뇌부가 지적한 사항과 관련해서는 민주평통 연설 당시 이미 충분히 해명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김대중 정부 시절) 장관 7개월 만에 보도를 통해서 나의 해임 소식을 듣고 그만두었지만 지금까지 그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비판한 일이 없다”며 “나는 끝까지 DJ를 변호했고 국민의 정부를 변호하는 말만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내각이나 정부라는 것은 뜻이 같아서 일하는 것인 만큼 만났을 때 뜻을 맞추어서 열심히 좀 해 주시고 할 말 있으면 계실 때 많이 해 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최근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해 노 대통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등 여권 내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