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무회의 모두발언 요지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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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메모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무회의 발언 도중에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참고한 메모. ‘대통령이 동네 북’ ‘두드리면 섭섭하고 분하다’ 등의 문장이 적혀 있다. 석동률 기자
대통령의 메모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무회의 발언 도중에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참고한 메모. ‘대통령이 동네 북’ ‘두드리면 섭섭하고 분하다’ 등의 문장이 적혀 있다. 석동률 기자
오늘도 한 말씀 드릴까요. 빛깔이 좋고 냄새가 좋고 그 다음 맛이 좋으면 그걸 좋은 술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뒤가 깨끗해야 그게 좋은 술입니다.

대통령이 할 말은 한 것 같은데, 표현 과정에서 좀 절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리저리 시비에 휘말립니다. 앉은자리 대화체 연설을 하게 될 때는 가끔 제 연설이 표현이 좀 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보 때도 그랬고 대통령이 돼도 그렇습니다. 변하지 못해서 탈입니다. 탈인데, 변하지 않았으니까 계속 사랑해 주십시오.

고건 전 총리하고 자꾸 싸운다 싸운다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는데, 실제로 제가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뿐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분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섭섭한 얘기를 한 말씀 꼭 좀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두 번 세 번 해명을 했는데도 전혀 미안하다는 표정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꼭 좀 드리고 싶습니다.

(쪽지를 꺼내며) 요즘 대통령이 동네북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두드리면 저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합니다.

저는 장관 7개월 만에 보도를 통해서 제 해임 소식을 듣고 그만두었습니다만, 지금까지 그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그렇게 비판해서 말한 일이 없습니다.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 중에는 제가 좀 할 말, 못할 말 해서 좀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지만 그만두고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인연이 있어 만났습니다. 할 말 있으면 계실 때 많이 해 주시고요. 뭐 때로는 자리를 걸고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헤어진 뒤에 우리 뒷모습을 서로 아름답게 그렇게 관리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제가 공격을 받았습니다만 참아 왔는데,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입니다.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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